공동체
올 초에 스리랑카에 갔는데, 스리랑카의 한 선교사가 태국이 복음의 불모지로 유명하다는 말을 해서 놀랐다. 한 편으로는 우리의 30여 년의 선교사 삶이 결코 헛되지 않았고 우리를 통해 작은 공동체이지만 예수님을 중심으로 사는 제자들을 키워냈다는 자부심도 갖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자부심에 금이라도 가듯, 요즘은 서로 잘 섬기겠다며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우리의 공동체가 자꾸 삐거덕 거린다. 그래서 예수님도 잎만 무성한 바리새인들로 인해서 마음이 상하셨나 보다.
리더들이 자라면서 외부의 프로그램들을 자꾸 교회에 들여와서 시도하고자 한다. 태국인들은 지극히 종교성이 많기 때문에 자연히 종교 다원주의에도 쉽게 노출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까지 양들에게 복음을 심기 위해서는 한 치의 양보를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여름 수양회는 한 리더의 제안에 따라 Freedom in Christ 12 주 프로그램을 2박 3일 코스로 시도했다. 1,2강은 복음이었기에 다시 한번 양들과 동역자들이 자신의 믿음을 체크해 보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그렇게 3,4,5,6,7 강을 쉬는 시간도 없이 강행군하여 피곤하고 지루하게 보냈지만, 8강부터는 완전히 진을 다 뺏다. 기도에 관한 것이었지만, 합심 기도를 한 것도 아니고, 여기저기 짜깁기로 인위적인 기도문을 가지고 와서 실제로 기도에 대해서 제대로 배운 것이 없었다. 나는 처음부터 이 프로그램을 제안한 목자를 탐탁지 않게 생각했는데, 역시나 결과가 좋지 않았다. 다행히 9,10강에 대해서 남편이 예수님을 잘 배우는 삶으로 연결했고 곧바로 이어진 주일예배도 요한복음 8:32 절 The truth will set you free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하여 숨이 트이는 것 같았다. 사실 우리가 지난 2~3년간 수양회나 제자 수양회에 강력한 성령의 역사가 없었고, 의례적인 행사 같아서 새로운 것을 시도했는데, 인간이 만든 프로그램이 어찌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을 대신할 수 있겠는가? 이를 통해서 나는 다음과 같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첫째, 말씀으로 돌아가라. 시대 마다 종교 개혁은 다 말씀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스룹바벨과 여호수아가 1차 포로 귀환 시 45,000여 명과 예루살렘에 돌아와서 성전을 재건축하며 이스라엘 공동체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말씀을 가르칠만한 제사장이 없었기에 아론의 후손이었던 에스라가 말씀으로 공동체를 가르치기 위해 2차 포로 귀환 때 이스라엘로 돌아왔다. 그리고 느헤미야와 함께 말씀을 가르치며 이스라엘 공동체가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살도록 도왔다. 시간이 흘러 1517년 마틴루터가 종교 개혁을 시작했을 때에도, 교회보다 성경이 신앙과 삶의 최종 권위임을 주장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시대가 변한다 해도, 불변의 진리인 성경으로 돌아가야 한다.
둘째, 사람의 낯을 보아주는 것이 좋지않다. 사람의 낯을 보아주는 자의 심리는 종종 겁쟁이와 관련이 있는데, 주된 이유는 ‘두려움’이나 ‘불안’ 때문이다. 그들은 타인과의 충돌이나 갈등을 피하려 하고, 또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자기주장을 강하게 하는 자의 낯을 봐주며 매우 조심스러워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내면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객관적으로 타인을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두려움을 극복하고 한 사람의 말에 좌지 우지 하지 말고 리더들의 소리를 경청하면서, 고칠 것은 고치면서 진정한 소통과 관계망을 형성해야 한다.
이번 수양회를 통해서 하나님의 교회는 인간이 만든 프로그램으로 되지 않음을 똑똑히 보았다. 지난 30년 동안 수 많은 프로그램들이 이 땅을 지나갔다. 90년대는 가정사역의 이름으로, 2,000 년 초에는 셀 모임, 성령 은사주의들이 폭풍처럼 지나갔다. 그리고 지금은 코칭이 대세다. 그러나 우리는 한결같이 일대일 성경공부와 소감을 통해 자기 성찰을 하고 말씀과 성령에 기초하여 회개하고 예수님의 좋은 제자로 성장하도록 가르쳤다. 뿐만 아니라 그들이 자라나서 다른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제자를 양성하는 재생산의 역할을 신실하게 해 왔다. 그런데 교회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자들은 말씀 공부를 하지 않고, 프로그래밍에 익숙한 자거나 성령의 은사주의에 빠져 있는 자들이다. 우리가 변화되는 유일한 길은 성령님이 각자에게 임하여 죄에 대하여, 의에 대하여, 심판에 대해여 알려 주실 때이다. 알량한 친절을 베푼다고 사탄이나 귀신을 이길 수 있는가! 말씀의 검, 성령의 검으로 자기 자신을 지키는 자가 먼저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core value는 일대일 성경공부와 소감 쓰기인 것을 기억하고 교회에서 설쳐대는 유스디아와 순두기야야 제발 잠잠하여라.
사도행전 6장 4절 "우리는 기도하는 것과 말씀 전하는 것을 전무하리라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