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user-scalable=no, initial-scale=1.0, maximum-scale=1.0, minimum-scale=1.0, width=device-width"> 스케치
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스케치

by digitaldurian9988 2025. 4. 28.

태국의 여름답게 연일 35도(체감 온도는 44도)의 폭염을 토하고 있어 어디를 가나 덥다. 태국인들의 휴식처요 피서지인 백화점에 가도 시원한 느낌이 들지 않고, 우리 교회도 에어컨을 세게 틀어나도, 실내 온도는 27도에 머물고 있다. 집에서도 에어컨을 틀어 놓고 동시에 선풍기를 틀어놔야 좀 시원한 느낌이 든다. 저녁 7시 30분이 넘었는데도 31 도이다. 그러니 하루에 2~3번 샤워해도 좀처럼 더위는 식혀지지 않는다.

 

30여 년 전의 방콕과 지금의 풍경은 사뭇 다르다. 그때에는 이상하리만큼 노인을 보기 힘들었다. 그래서 노인들은 다 시골에만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노인이 조금씩 보이더니 이제는 백화점마다 노인들로 넘쳐난다. 60세 이상된 노인들을 위해 지하철이나 전철비를 50% 할인해 주는 것도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Seacon Square라는 대형 백화점이 리모델링을 하여 모든 연령층을 위한 엔터테인먼트와 쉼터를 제공하고 있어서 사람들이 그 백화점으로 몰리기 때문에, 다른 대형몰들도 앞다투어 리모델링하거나 방콕에서 가장 큰 몰들을 세우므로 더위에 지친 노인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백화점으로 몰리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태국 사회가 노령화가 되어 가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에 태국의 출산율은 최근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2021년 기준으로 약 1.5명에서 1.6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출산율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경제적 불확실성과 자녀 양육 비용 증가, 여성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면서 경력 개발과 개인적인 목표를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우리도 노인들 속에서 식사를 하고 오랜만에 Seacon Square 뒤쪽에 위치한 수안루앙 공원에 갔다. 아이들이 있을 때는 예배 후에 가서 운동을 하곤했는데, 너무 덥고 사람들로 붐벼서 걷기도 복잡했다. 그런데 오늘은 월요일이니 당연히 사람들이 없으리라 생각했지만, 주차장 여기저기에 이미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우리도 그늘 밑에 주차하고 호수에서 오리 배를 타고 노는 젊은 커플들이 보이는 곳에 돗자리를 펴고 앉았다. 레바논의 새 달 나무들 사이에 솜사탕처럼 퍼져 있는 흰 구름과 파란 하늘이 마치 한 폭의 수채화가 되어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주었다. 또 가끔씩 불어오는 바람은 상쾌함을 더하여 주었다. 집에 돌아오기 전, 호수를 따라서 한 바퀴 돌면서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보았다. 한 무리는 네팔이나 방글라데시 사람들인 것 같았는데, 잔디에 앉아서 오손도손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어떤 이는 더운데 혼자서 조깅을 하였고, 또 다른 노인들은 휠체어에 앉아서 시원한 바람을 즐기고 있었다. 주차장 돌아가는 막다른 골목에서는 갑자기 바람이 불지 않아서 훨씬 더 습하고 더워 불쾌지수를 높여 주었다. 그러나 마지막 다리를 건너자, 다시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나는 그 짧은 순간에 인생을 생각했고, 인생이란 좋은 때도 있고 어려운 때도 있지만 이러한 경험들이 우리의 인생을 더 풍요롭고 아름답게 한다는 생각을 했다.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은 상쾌한 하루였다. 

 

로마서 8장 28절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리라"